1. 1. 공연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 공연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는 세 개의 극장 (3천석 규모의 대극장과 6백석 규모의 중극장, 4백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체임버홀)이 있고 서울시 산하 9개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연기획팀에서는 3개 극장의 2/3 정도는 대관 심사를 통과한 외부 기획사들이 공연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1/3은 자체적으로 기획한 기획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대개 1년 전에 내년도 공연을 준비하는데요, 전 이 중 자체 기획 공연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정해진 연간 스케줄과 컨셉에 따라 2~3명의 기획자들이 장르별로 나누어 작품을 정하는데요. 1년여 전에 작품을 준비하고 섭외, 제작, 운영부터 홍보와 마케팅, 티켓 판매까지 다양한 업무를 혼자서 해야 합니다. 저는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들과 더불어 영화음악의 대가인 엔리오 모리꼬네 콘서트, 재즈아티스트 로라 피지 공연 등을 올렸고, 그 외에도 소규모 뮤지컬과 체임버 공연들을 진행했습니다. 1년에 5개 작품 정도를 올리게 되는데 공연 자체는 단 하루일지라도 1년여 전부터 기획, 섭외, 기술적인 조율과 홍보마케팅 등으로 아주 바쁘고 예민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2. 2.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사실 대학 4년 동안은 언론사 취직을 위한 언론 고시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4학년 때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언론사 시험에서 떨어진 채 졸업을 하고 말았습니다. 대학도 재수한 터라 언론 고시 재수가 두려웠고, 다시 재수를 시작하기전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딱 한 가지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역 음악극 축제에 자원봉사를 신청했습니다. 그게 의정부음악극 축제 1회였는데요. 대학을 졸업한 후 시간이 많았던 터라 축제의 많은 부분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이 재미있어서 자발적으로 열심히 했는데, 축제가 끝나자 국장님께서 공연계 일을 제안하시며 대학로의 작은 기획사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언론 고시 재수가 힘들기도 하고, 재수한다고 해도 합격 전망이 밝진 않아서 자연스레 기획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공연을 좋아했었는데 대학로에서 일하다 보니 연극이 아니라 뮤지컬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3개월 정도 일한 후에 이력서를 들고 제가 들어가고 싶은 뮤지컬 제작사 대표를 만나러 갔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무작정 기다렸다가 로비에서 만나 이력서를 드리고 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당돌한 저를 거절하지 않으셨고 간단한 면접을 통과하여 두 번째 직장인 신시컴퍼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맘마미아나 시카고, 아이다 같은 좋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면서 비로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 이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 3. 공연기획자가 되려면 어떤 과정과 자질이 필요한가요?

    특별히 필요한 과정은 없는 것 같아요. 요즘은 대학에 공연기획과 관련된 학과가 많이 생겼지만, 학과에서 배우는 지식과 현장에서 사용하게 되는 자질은 다르니까요. 제가 일했던 뮤지컬 제작사에서도 의상학과, 물리학 석사, 생물학과, 심지어는 골프를 전공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대신 이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되 동시에 아주 다양한 일을 해야 하므로 멀티플레이어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순발력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공연을 좋아해야 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용돈을 모아 1년에 한두 번은 연극이나 콘서트를 보러 갔습니다. 여행스케치라는 가수의 소극장 콘서트에 갈 때는 가수 눈에 띄고 싶어 일부러 교복을 입고 가는 퍼포먼스도 했고, 반 친구들과 돈을 모아 선생님 몰래 대학로에 연극도 보러 갔습니다. 공연기획자가 되는 데 필요한 자질은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잘 조합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무대디자이너라고 해도 그와 맡는 작품을 만나야 빛을 볼 수 있으니 마치 중매쟁이가 된 기분으로 스탭들을 잘 조합해서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하죠. 최근에는 글로벌 문화가 공연계에도 확산되어서 외국 스탭과의 공동제작도 많고 외국인 구매자도 많은 터라 영어를 잘한다면 보다 기회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4. 4.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직은 산업화하지 못한 공연계 특성상 혼자서 동시에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만큼 실수도 자주 일어나고 그럴 때 느끼는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또 공연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일인데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원하는 결과를 즐겁게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갈등 관계가 잘 해결되지 않을 때 심정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대개 이 일을 하는 분들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받는 상처를 스스로 잘 견뎌내고 마인드컨트롤 해야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5.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무대에 제가 기획한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이죠. 1년 전, 때로는 그 이전부터 단 두 시간의 콘서트를 위해 준비했다가 무대에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은 정말 짜릿합니다. 또 공연하는 두 시간 동안 관객 반응을 객석에서 느끼는 기분도 짜릿합니다. 관객들이 좋아할 때 가장 보람이 있어요. 제가 만든 공연의 담당자로서 제 이름이 들어간 프로그램북 역시 저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랍니다.
  6. 6. 이 일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장점은 늘 새롭고 신선한 일을 한다는 거예요. 같은 공연을 매번 올릴 수는 없고 세상에 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계속 발굴되고 있으니 누구보다 빨리 시대를 읽어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공부하고 조합해야 하죠. 그런 부분이 정말 재미있고 큰 장점이에요. 또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니 자기개발을 소홀히 할 수 없는데 이 역시 아주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대신 외부적인 재미있는 일들을 쫓아다니다 보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놓치게 되기도 합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나면 공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쉬지 않고 다음 공연을 다시 준비하다 보면 주말, 휴일도 없이 쳇바퀴 돌 듯 일하기 쉽습니다. 또 공연 특성상 주말과 늦은 시간에 업무를 하다 보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부분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7. 이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해줄 말이 있을까요?

    공연을 많이 봐야 합니다. 공연에도 연극, 뮤지컬, 콘서트, 클래식 등 정말 다양한 장르가 있고 공연기획과 더불어 홍보, 마케팅, 티켓마스터 등 공연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들이 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자신이 공연을 올린다는 가정 하에 자신에게 맡는 분야가 무엇일지 찾아보세요. 전 대학생일 때 일주일에 반은 공연을 봤어요. 연극이나 콘서트보다는 뮤지컬이 좋았는데, 이것은 뮤지컬제작사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문화의 날, 사랑티켓 등 저렴하게 공연을 볼 기회가 많고, 공연정보도 예전보다 찾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일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이 시대에 각광받는 공연이 무엇이 있는지 정도는 알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예매 전용 웹사이트에 들어가보거나 공연기사를 검색하면서 공연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수시로 익히는 것도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학력 제한이 거의 없고(고졸 출신의 성공한 기획자도 많답니다.) 경험과 실력만으로도 충분히 진입이 가능한 장르가 바로 공연계입니다. 나중에 대학생이 된다면 극장이나 기획사 아르바이트, 혹은 인턴 등으로 경험을 쌓는 방법도 좋은 준비가 될 것 같습니다.

출처 : 수박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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