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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쌤의 창의여행

[태국 치앙마이 1편] 안녕! ENP, 코끼리 원정대의 시작

등록일 : 2023-03-08 관련자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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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쌤

“재우쌤, 이번 방학에는 어떤 일정이 있나요?”
“태국 치앙마이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아~ 해외로 한달살이를 하러 가시는구나.”
“그건 아니고요. 코끼리 만나러 가요!”
“코끼리요?”

저는 이번 방학에 조금 특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교육 교류를 위해 선생님들과 함께 떠났던 인도 원정대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해외여행이 조심스러웠지만 이번 만큼은 의미 있는 교사 원정대의 활동을 이어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죠. 행선지는 태국 치앙마이로 정했습니다. 그곳에는 상처받고 갈 곳 잃은 코끼리들이 사람의 따스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태국 치앙마이로 향한 ‘코끼리 원정대’, 그 아름다운 걸음을 따라가 볼까요?

겨울과 함꼐 시작도니 코끼리 원정대

코끼리 원정대는 제 오랜 벗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이겨울 선생님과의 대화로 시작됐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비건 식당에서 조우한 우리는 늘 그랬던 것처럼 동물권과 여행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태국 치앙마이 코끼리 자연공원(ENP)에서 경험한 봉사활동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곳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저도 ENP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ENP란? 코끼리 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의 약자인 ENP는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일대에서 구조한 코끼리를 보호하는 곳입니다. 1995년, 동물 보호가 렉 차일러가 벌목에 이용되는 코끼리를 발견한 후 상업적 목적.으로 착취당하거나 학대당한 코끼리를 보살피기 위해 설립했습니다. 이곳은 여러 전문가, 방문객, 자원봉사자들의 보살핌 속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처 입은 코끼리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고 이들이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세계적인 야생동물 보호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ENP에는 현재 120여 마리의 코끼리를 비롯한 수백 마리의 개, 고양이, 소 등 많은 동물들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분이라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겨울, 이겨울 선생님과 같이 ENP로 떠나는 코끼리 원정대를 계획했습니다. 또 이 좋은 기회를 더 많은 선생님과 나누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위 문구가 담긴 모집 글을 올렸고, 총 네 분의 선생님이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1월 16일, 이렇게 탄생한 교사 코끼리 원정대는 6박 7일간의 ENP 자원봉사를 위해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ENP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치앙마이에서도 약 60㎞가량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픽업 차량을 타고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조금 달리니 어느 산간 마을에 들어섭니다. 푸르른 숲과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반기고 ENP 안내 가이드가 체크인을 도와줍니다.

‘ENP 자원봉사자’라는 이름으로

ENP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봉사 외에 견학도 진행하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죠. 우리가 선택한 ‘Weekly Volunteer’는 6박 7일 동안 ENP에 머물며 코끼리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크게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합니다.

  • 코끼리 먹이 준비하기
  • 코끼리 똥 치우기
  • 코끼리 우리 모래 정리하기
  • 코끼리 물통 청소하기
  • 코끼리 땔깜 모으기

간단해 보여도 코끼리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인데요. 이 밖에도 코끼리의 습성이나 오늘날 코끼리가 직면한 문제를 마주하고, ENP의 역할 등 인간으로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케줄이 끝나면 더할 나위 없는 자연 속에서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여유도 즐길 수 있죠.

비건식으로 제공되는 점심을 먹은 후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우리를 도와줄 가이드 소개가 끝나고 봉사자들의 개인 소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유럽,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 국적도 정말 다양했어요. 아쉽게도 이번에 함께한 자원봉사자들 중 아시아인은 우리가 전부였습니다. 평소에도 아시아인 봉사자들이 드문 편이라 ENP 측에서는 우리 일행의 방문을 무척이나 반기는 눈치였습니다. 영어가 서툰 저는 자기소개 차례를 앞두고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안녕하세요. Jay입니다. 한국에서 왔고 중학교 국어 교사입니다. 모두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었지만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고 말았죠

원활한 업무 분담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은 총 5개의 팀으로 나뉘었는데, 우리 일행은 모두 D조가 됐습니다. 큰 화이트보드에는 요일에 맞춰 각 팀이 해야 할 일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코끼리야, 만나서 반가워

???????, ????????????????????(창자, 인디 티 다이 폽 쿤 크랍) = 코끼리야, 만나서 반가워

이제 이번 여행의 주인공, 코끼리를 만나러 갈 시간! 배정받은 숙소에 짐을 풀고 코끼리가 목욕하는 강가로 향했습니다. 해가 질 무렵 새끼 코끼리가 어미와 함께 즐겁게 목욕하는 모습이 이다지도 평화롭다니요. 한동안 멍하니 그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러다 육지에서 가장 큰 동물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신기해집니다. 그것도 좁은 동물원이 아닌 이런 거대한 자연에서 말이죠. 같이 온 봉사자들과 함께 이 경이로운 장면을 마주하며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사람들과도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코끼리들을 보고 있자니 ‘우리는 모두 친구’라는 한 만화 속 주제곡이 떠오르네요. 말로만 듣던 이곳에 와서 코끼리들의 이 평범한 일상을 실컷 보고 또 모르는 외국 사람들과도 일주일간 어울릴 수 있다니요. 한편으로는 이 코끼리들이 이곳에 오게 된 사연이 궁금해집니다. 자세히 보니 군데군데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코끼리들도 많습니다. 대다수가 인간에 의해 원치 않는 삶을 살다 상처받고 구조된 것이겠죠. 그중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어린 코끼리를 대상으로 관행처럼 진행한다는 파잔 이야기는 정말 잔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분노 유발 그 자체였어요.

파잔이란? 태국, 라오스, 베트남, 인도 등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는 파잔(Phajaan)은 코끼리를 서커스, 트레킹 등 관광업이나 노역에 이용하기 위해 야생의 어린 코끼리를 길들이는 의식입니다. 이들은 생후 5년 미만의 어린 코끼리를 어미에게 강제로 떼어 놓고 밧줄로 결박하거나 나무 틀에 가둔 뒤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합니다. 또 열흘이 넘게 굶기고 나무 몽둥이 또는 불훅이라는 쇠꼬챙이로 몸을 찔러 고통을 가합니다. 도망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환경 안에서 결국 코끼리는 야생성을 버리고 인간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코끼리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얻고 뇌에 장애가 오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엄청난 충격으로 실신하거나 식음을 전폐하여 죽음에 이르기도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코끼리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이곳으로 떠나올 때 한국은 매우 추웠는데 여기는 따뜻하기만 합니다. 시나브로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이 코끼리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 생각에 잠깁니다. 무엇이 됐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얼른 몸을 움직여 보고 싶어집니다. 밤하늘에는 별이 가득합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는데 내일이, 그 다음날이 더 기대됩니다. 분명 많은 것들을 안고 돌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먹고, 일하고, 보고, 느끼는 ENP 자원봉사자의 일과를 가감 없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재우 선생님
김재우 선생님 반포중학교
중·고등학교에서 다년간 체험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국어 교사 김재우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며, 특히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 활동을 좋아합니다.
‘재우쌤의 창의여행’은 교실을 벗어나 풍부한 감성과 경험을 쌓고 교과 융합 수업을 맛볼 수 있도록 테마를 소개합니다.
딱딱한 학습보다 재미있게 공부하며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흥미 위주의 여행보다는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정리하였습니다. ‘재우쌤의 창의여행’만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교육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